
왜 그리운 걸까요 / 雪花 박현희

추적추적 내리는 비 탓일까요.
이미 오래전에 내 곁을 떠나간 그대가
오늘은 왜 문득 그리운 걸까요.
나 아니면 안 된다던 그 사람
그러나 지금은 어딘가에서
나 아닌 누군가와 다시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살고 있을 테지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하얗게 지워지는 것처럼
참으로 슬픈 일도 없을 겁니다.
갸름한 얼굴 까만 눈동자
그리고 도톰한 입술에 환한 미소까지
난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그 사람은 과연 아직도 날 기억해줄까요.
사랑하기에 보낼 수밖에 없다며
꼭 행복해야만 한다던 아련한 추억 속의 그 사람이
비 내리는 오늘따라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군요.
그저 잊은 듯 그리 살아도
가끔 한 번씩 떠오르는 걸 보면
추억이라 묻어두기엔 아직도 난
여전히 그댈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