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 신록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제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나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나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나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스토리2(좋은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한잔 (0) | 2009.05.11 |
---|---|
봄바다 (0) | 2009.05.06 |
커피로 적시는 가슴.. (0) | 2009.04.29 |
아직 놓지 않은 그대 비망록에.../ 回花 草麗 (0) | 2009.04.28 |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행복 (0) | 2009.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