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산 : 전북 남원시 아영면, 장수군 번암면, 함양군 백전면
명산 지리산에 가리워 그 이름조차도 생소하게 들렸던 남원의 봉화산은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북도 남원시와 장수군, 그리고 경상남도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무릇 우리나라에 봉화산이란 이름 붙은 산들이 수도 없이 많은 것처럼 이 산 역시
과거 봉화가 피어올랐던 자랑스러운 산임에는 틀림없었을 터이다. 전북 남원군과 장수군, 그리고 경남 함양군 경계에 솟은 봉화산(920m)은 여느 봉화산이
그렇듯이 봉화대는 없어지고 이름만 남은 산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봉화산에 최근 남원을 기점으로 등산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몰론 철쭉 군락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철쭉 군락이 산사면 곳곳에 널려 있는
데다가 장수와 함양 땅으로 뻗은 암릉길이온통 철쭉꽃길이다. 봉화산 철쭉꽃의 피크는 대개 5월 중순. 어떤 해에는 조금 늦어져 5월 말에도 활짝 피는
경우가 있지만, 5월 중순에 찾으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철쭉꽃의 바다를 목격했다면 이 평범한 봉화산은 기억속에 별난 철쭉산으로 환생하는
것이다.
봉화산으로 접근하려면 교통편이 많은 남원에서 들어서는 것이 편하다. 남원에서 1084번
지방도로를 따라 아영으로 간다. 아영에서 아영초등학교를 지나 봉화산 산행기점인
성리까지는 포장도로이다. 오산마을을 지나면 장성마을이다.
이 마을은 옛 이야기 '흥부전'의 주인공인 임춘보(흥부의 본명)의 고향이어서
'흥부마을'로도 통한다.
봉화산 산행은 이 장성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산길은 이 마을 마지막집 오른쪽으로 나 있다.
마지막집 부근에는 샘이 있다.
장성마을을 지나 봉화산으로 가는 산길로 접어든 지 5분 정도 지나면 아막성지
(전북 기념물 38호)가 나온다.
이 산성은 백제와 신라의 격전장이었다.
성벽의 총연장은 633m이며 최근 동.서.북문터가 확인됐다. 아막성지와 느티나무를 지나면서 산길 양쪽은 모두 철쭉꽃으로 덮이기 시작한다. 이어
산신당 입구를 지나면 치재에 이르는데, 봉화산은 이 고개 오른쪽으로 트인 소로로
진입해야 한다.
봉화산으로 뻗은 이 능선길은 억새밭 한 가운데로 길이트여 있고 철쭉군락이 억새밭을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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